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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룽
02-2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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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Mouthwashing
후기
Wrong Organ
돈 주고 2.5시간 동안 정신고문 당하기
플레이 내내 너무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었어
작중 최악의
회피충
때문에 정작
동족 회피충인
난 도망치지도 못하고…
실은 플레이 전까지 게임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추측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내용인 줄 알았음 ↓
그러니까 툴파르라는 우주 화물선이 있고
당신은 함선에 일부러 사고를 낸 캡틴이란 말인가요?
자자 입이나 헹구세요 표류니 식량고갈이니 우주미아니하는 건 나중에 얘기하고!!
어 전혀 아니었고
다같이 죽음을 기다리는 개최악 상황 속 블랙코미디 이런 건줄 알았는데 그냥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암울하고 막막하고 희망도 없고 끊임없는
정신착란과 환각
과 미친 상황이 숨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게임이었음
고통스러운 시간이 되기를
플레이 타임은 약 2~3시간.
스토리를 짧은 챕터로 잘게 나누어 전개하는 방식.
각 챕터는 함선의 사고 이전과 이후 시점을 오가는 데다 온갖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된 연출도 쏟아진다.
그렇지만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 없음.
게임 플레이는 간단한 맵 찾기와 아이템 사용, 대화 스크립트 + 공포 연출 감상 위주이지만 조작법이나 목표 등 플레이어가 눈치껏 알아서 해야하는 부분이 많고 나름 호러 게임이라고 컨트롤을 타는 파트 (추격 같은)도 있긴 하니 유의. 어렵진 않음.
다만 이런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면 스토리 감상하다가 당황할 수 있는 정도. 익숙하다면 무난할 것.
배경 상황 설정. 인물 묘사. 사건 전개. 연출. 전부 탁월한 수작.
일체 뛰어나기에 플레이가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상황 자체가 괴로운 것도 있고, 캐 각각의 괴로움을 보기 고통스러운 것도 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징그럽고 끔찍한
환각
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진심 정신고문이 된다
잘못한 건 지미인데
왜 제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하나요……
연출 좀 이렇게까지? 싶기도………
결과적으론 재밌게하긴 했지만……
괴로워…
그런데 재밌었어…
하지만 괴로워…………
여튼 짧은 플탐에 꽉꽉 알차게 들어찬 게임이라는 평이 많이 보이는데 동의.
보여줄 것 보여주고 즉각 다음 챕터로 넘어가니 쉴틈 없이 쫓아가야 하는 전개. 임팩트 있는 사건과 연출. 지겨울 틈은 없다.
특히 각 인물을 묘사하는 데에 있어서 많이 감탄했다.
의외의 인물이 내게 가장 인상 깊은 대사를 남기기도 했고
같은 대사가 화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어버리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단순하게 납작 눌러 생각할 수 없는 심리 묘사들이 참 잊기 어려웠음.
지미는 너무나 끔찍한 인간이지만
완전 선긋고 타자화할 수 없는 지점이 젤 끔찍함.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난 숨길 게 없어. 당당하게 진실과 마주할 준비가 됐다고.
난 내 본성을 알아.
하지만 자넨 어떻지? 비겁하고 이기적인 개새끼면서, 스스로는 그걸 모르지.
자신이 얼마나 끔찍한지 마주하지 못하는 인간이
책임을 지겠다느니 상황을 해결하겠다느니 해봤자
끔찍한 본성 그대로 행동할 뿐……
비겁하고 이기적인 개새끼 주제에 가지고 있는 죄책감은 진짜인 점이 개최악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을까?
이 세상에 자기가 지미인 줄 모르는 지미가 너무 많다.
그게 나일지도 모르고
두룽
01-2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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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Home Safety Hotline
후기
Night Signal Entertainment
소음에 시달리시나요? 보이지 않아야 할 것이 보이시나요? 홈세이프티 핫라인에 전화하세요! 우리 오퍼레이터들이 모든 종류의 해충과 가정 내 위험으로부터 여러분의 집을 보호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
홈세이프티 핫라인(HSH)이라는 비상전화 서비스 회사의 오퍼레이터 직원이 되어 고객을 응대하는 아날로그 호러 게임.
한 번 홍보 트윗 돌면서 화제되었던 겜.
독특한 컨셉에 안 해볼 수 없었다. 엔딩까지 단숨에 직행.
대충 플탐은 2~4시간 범위.
멀티 엔딩 게임은 아니라서 총 7일의 근무를 무사히 마무리하기만 하면 된다. 게임 오버는 있다.
플레이어에게는 가정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 요소들에 대해 정보 패키지가 제공된다. 각 항목을 꼼꼼히 읽어가면서, 고객의 문의 내용에 따라 적절한 항목을 골라 답을 전송하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주어지는 텍스트가 좀 위키 문서 짤막한 버전같다. 위키에서 괴담이나 SCP나 사건사고 같은 거 읽는 취미 있던 분들은 재밌게 읽으실 듯. (나 포함)
어떤 일을 겪었는지 설명하는 고객의 말을 잘 듣고(읽고)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맞추면 된다.
생쥐. 곰팡이. 벼룩. 흰개미……
근무 첫 날에는 그 정도지만, 다음 날 2일차부터 어딘가 심상치 않은 항목들이 주어지기 시작한다.
이 게임이 다루는 건 SCP나 괴담보다는 괴물이나 요정, 환상 생물 이쪽이다. 켈트 문화에 기반한 민속적, 토속적인 크리쳐물에 가까우니 전자와는 방향성이 다름. 전자를 기대하면 실망할 듯함.
이 게임 비문학 난이도가 약간 있는 편임
생각보다 고민을 많이 해야해서 재밌다.
당연하긴 한데 고객들은 내가 읽은 문서의 표현 그대~로 문의를 넣지 않음.
이들은 자기가 뭘 겪고 있는지 모름.
그냥 본인이 겪은 현상을 단편적으로 설명함. 그게 충분치 않을 때가 많음.
원인을 다른 무언가로 오해하기도 한다.
짧고 간결한 서술 내에서 알아서 최대한 유추해야 함.
예)
검은 곰팡이가 핀 주택에서는 곰팡이 냄새, 알레르기 반응 또는 호흡 문제가 자주 관찰됩니다.
↑ 가 정답일때 고객이
"오, 저희 집에서 곰팡이 냄새가 나요. 알레르기도 좀 올라오는 것 같고 숨이 답답해요."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음. (당연함...) 고등학교 내신 시험도 그렇게 안 나옴.
"제 아내가 자꾸 몸이 간지럽다고 하네요. 이불을 세탁했지만 해결되지 않았어요."
←다른 항목과 헷갈리긴 하는데 이 정도면 괜찮음
"지독한 감기에 걸린 것 같아요. 기침이 심해서 의사를 보러 갔더니 쌩뚱맞게도 여기 전화하라고 하더군요. 어떡하라는 거죠?"
←이제 이런식으로 와서 보면 당연히 감기. 이런 건 항목에 없음. 그럼 뭐지?하고 후보 늘어놓고 고민 시작하는 거임
패러프레이징을 좀 한 정도가 아니라 상황을 잘 생각을 해야 답이 나온다.
다행히 시간제한은 없어서 얼마든지 느긋하게 읽고 고민한 다음에 답변 제시가 가능하다!
게임 클리어 자체는 난이도가 무난하다.
맞추라고 주는 쉬운 문제도 충분히 있음. 게임 오버 기준도 널널한 편.
중간중간 책덮으라고 하는 구간 나오니 이건 주의.
덕분에 실컷 고민 즐기며 플레이한 듯. 초반에나 헤맸지 생각보다 많이 틀리진 않았다.
호러 장르이지만 막 문서 자체가 지나치게 소름끼치거나 무섭거나…하지는 않았다.
근무할 때 기계적으로 작업하듯 이 겜도 플레이하다보니 기계적으로 적응하게 됐다.
고객 전화. 문서 다시 읽음. 답 찾음. 답변 보냄. 이 과정을 반복하다보니 여기서 공포를 느낄 여지가 적음.
문제는 잘못된 답변을 보냈을 때였음.
이 때 섬찟했음.
답을 틀리면 시간이 좀 지나서 해당 고객에게서 컴플레인 전화가 한 번 더 온다. 목소리 연기하신 분들이 워낙 연기력이 좋으셔서 이 대사들이 일품이었다.
처음에야 "ㅡㅡ 뭐야 너네가 하란대로 했는데 해결이 하나도 안되잖아! 다신 여기 이용 안함!" 정도지
중반 후반으로 갈수록…… 음… 이 단계쯤 와야 호러구나? 체감이 됨.
아무래도 문서에서 '○○는 이러이러해서 위험하다.' 따위의 문장을 읽는 것보다
그 비현실을 직접 접한 인간의 말을 들을 때 더 무서움을 느끼게 되는 법이라...
문장의 의미를 진짜로 이해할 때 호러가 되는 것 같다.
클리어 후 저 오답 대사들 따로 찾아보는 것도 재밌었다.
사람에 따라 불쾌감을 유발할 만한 이미지 (벌레, 곰팡이, 거미, 어둠, 시선 등...)가 다수 있으나 공포증 토글 옵션으로 켜고 끌 수 있다. 옵션이 세세하게 나뉘어져 있고 선택 시에는 해당하는 이미지를 아예 비표시해줌. 요거 좋았다.
그리고
엔딩.....
처음에 좀 헛웃음 나긴 한데 뭐 클리어 후 개방되는 개발자 후기까지 보고 나니까 인디 게임의 그 열심히 하는 맛에 결과적으로 호 판정.
개발자가 꽤나 진심인 크리쳐 오타쿠 같다.
뭐랄까 자기가 만든 피조물에 애정이 느껴져서 좋은 인상이 남음.
그래서 엔딩의 그건 뭐였을까?
일요일의 '시험'을 마치고 나면 플레이어는 '승진(Promotion)'을 하게 되는데 딱봐도 심상치 않음.
근데 보통 이런 데선 'Ascension'을 쓰지 않냐?
여기서는 'Descension'이다. 하강이고 내려감이다.
캐롤이 땅 속의 시간이 도래할지어다, 라고 말하는 것도 있고
7일차 시험 중 우측의 표시되는 이미지도 그렇고
(거대한 나무에서 시작해 나무 뿌리로, 그 아래 흙으로, 더 깊은 아래로, 깊은 땅 속으로 향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까지 깊이 하강한 끝에 새로운 하늘에 도달.)
땅 아래 깊은 곳을 지나 그 너머의 새 세계에 도달하는 인상을 받았다.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영상에서 캐롤이 본모습 (요정, Fae라는 해석인 듯)으로 플레이어에게 요정 곰팡이와 스프리그 덩굴로 만든 화환을 씌워주며 승진 의식을 한다.
플레이어는 하급 감독관(Junior Supervisor)으로 승진. 땅 속 세계의 존재들은 덩굴과 나무 사이에서 춤?을 추며 플레이어의 승진을 축하하고 환영의 의식을 선보인다.
땅 아래 너머의 세계가 요정 왕국이라는 해석을 봤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게임에서 정보 패키지로 등장하는 비현실적인 항목 전부 굉장히 뭐랄까 자연적이다. 호브, 노움, 스프라이트, 스프리건, 민달팽이 등등... 흙에서 비롯된 것들 혹은 자연의 존재들이란 이미지. 땅과 흙. 씨앗과 덩굴과 부패... 그런 거.
그리고 정보 패키지에서 제공하는 해결책 부분은 퇴치나 격리가 아니라 그들과 공존하거나 적응하는 방향으로 지침이 마련되어 있다. 처음엔 몰랐는데 다시 쭉 읽어보니 방향성이 꽤 일관적임. 저 존재(지칭이 Entities였나)들을 분석하고 통제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수용하고 적응함.
홈세이프티 핫라인 이 회사는 곧 자연의 존재들과 인간 사이의 중재를 위한 회사인 것 같다. 마냥 평화로운 의미의 공존은 아닌 것 같지만.
플레이어는 승진 의식으로 육신이 한 번 땅에 묻히고 새로운 왕국에서 인간과 저들을 잇는 중재자로서 다시 태어났구나. 정도로 일단 이해하고 있다.
흙은 상징적으로 탄생과 죽음, 생장과 부패의 순환과 연관이 있으니 대충 그런 느낌이겠거니~
뭔가 오컬트나 관련 신화를 이해하면 더 파먹을 여지가 있을 거 같은데 아쉽게도 나는 관련 지식이 없다.
여하튼 진한 인디겜의 맛이 흥미로웠던 게임^^
근데 서치하다가 해외 유튜브에서 스토리 해설하는 5시간짜리 영상보고 눈을 의심
그...그 정도로?
두룽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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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노사이드
후기
다카노 가즈아키 저 · 김수영 옮김
밀리의 서재 프로모션으로 떠서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왜 이 시국에 이 작가 소설이 프로모션 되었는지 깨달았다
갑작스럽게 사망한 아버지의 비밀을 좇는 약학부 대학원생 고가 겐토. 불치병에 걸린 아들을 위해 콩고의 정글에서 암살 임무를 수행하는 용병 조너선 예거.
완전히 다른 세계에 속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점차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전개가 인상적인 소설.
재밌었다! 몰입감이 좋아 단숨에 다 읽었다.
중간에 힘이 빠지나 싶었던 구간도 클라이맥스 다가오니 금방 집중 잡음.
동시에 전개되는 플롯을 술술 읽히면서도 산만할 틈 없이 지루하지 않게 풀어나가는 필력이 부럽다.
제노사이드
제목 그대로 인류 역사에 발생했던 집단 학살을 다루는 소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 하나만 짚자면…
집단 학살, 전쟁과 같은 범죄에는 최고 결정권자가 있기 마련이고, 그 정치적 지도자(범죄자)가 광기나 신념으로 비장하게 결정을 내리는 특별한 존재는 아니라는 소설의 관점.
소설에선 평소 국가, 종교, 민족 등 바깥 집단을 향해 차별 감정을 지닌 평범한 사람들이 계기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제노사이드에 가담할 수 있다고 서술한다.
정치적 지도자도 그런 보통의 인간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거대한 권력을 쥐어서는 전쟁을 이끌고 있다.
사실 이게… 당연한 내용이긴 한데, 일본 문화를 고려하면 장르 소설에서 이 관점을 서술하는 게 꽤 도전 아니었을까 싶다. 최고 권력자도 평범한 이들과 다를 바 없이 차별이나 개인적 결핍으로 판단을 내릴 뿐인 인간이라는 점.
집단 학살이 최악의 범죄이며 악인의 소행이라고 서술하기는 쉽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루벤스는 눈앞에 서 있는 최고 권력자를 직시했다.
생애 전반에 걸쳐 부친과의 갈등을 피할 수 없었고, 회사 경영의 실패로 인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고, 신에게 구원을 바라다가 재기한 남자. 적을 사랑하는 일이 불가능한 기독교인.
그레고리. S. 번즈라는 초로의 남성은 결국 보통의 사람이었다.
작중에선 역사적인 다른 사건들과 함께 일본의 관동 대지진 학살이나 난징 대학살도 가감 없이 서술하고 있음. 작가의 신변이 약간 걱정되었다. 실제로 일본 우익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는 얘길 본 것 같다.
제일 아쉬운 게 있다면
너무 후진 여성관………………………
작중 등장하는 여성이 전부 어머니밖에 없다. 실환가
근데 곧 15년 되어가는 소설이긴 하니 감안하길 바람.
다른 소설도 읽어볼 예정.
두룽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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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오후 네 시
후기
아멜리 노통브 저 · 김남주 옮김
매일 오후 네 시. 유일한 이웃이 현관문을 두드린다.
그는 매일 같은 시각에 찾아와 두 시간 동안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는다.
반복되는 기묘한 방문.
반가운 이웃은 점차 무례한 불청객이 되고, 두려운 침입자가 된다.
여생을 평화롭게 살고자 했던 은퇴한 노부부의 일상은 악몽이 되고 마는데……
아……
다 읽었는데 내용이 소화가 안 됨
뭐지 이 느낌은
내가 이 소설의 본질?에 전혀 닿지 못한 느낌이 든다
재미없었다는 말이 아냐
미친듯이 몰입해서 단숨에 읽었다 재밌게 읽었어 그랬는데
뭘까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은?????? 어떤 갑갑함이 있다
(이거 긍정적인 감상임)
어쩌면 딱 이 느낌이 이 소설의 목적일지도 모름……
사람은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알지 못한다. 자기 자신에게 익숙해진다고 믿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이다. 세월이 갈수록 인간이란 자신의 이름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그 인물을 점점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오후 네시>, 아멜리 노통브 / 김남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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